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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한 수 읊어 볼거나

기사승인 2021.01.25  17: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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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앞머리에 시라고 할 때 쓰는 詩자가 아니고 때 혹은 시절을 나타내는 時자를 쓰는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시절가요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시조의 기원과 갈래를 밝히는 학문적인 얘기는 접어두기로 하자. 요즈음 한창 유행하고 있는 트로트처럼 예전에 우리 선조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일본에는 하이쿠(俳句)가 대중화 되어 그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양사언의 “태산이 높다 하되~ ” 와 황진이의 “ 청산리 벽계수야~ ” 는 어린 학생들을 빼고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시조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방학에 외갓집에 가서 시조놀이를 하던 생각이 난다. 지금의 트럼프(카드)처럼 생긴 두꺼운 한지에 시조를 적은 두벌의 시조집이 있었다. 한 벌은 방바닥에 깔아 놓고 한 벌은 외숙모가 가락을 붙여 읽으면 바닥에 깔린 카드를 먼저 줍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놀이인데 주은 사람은 시조를 선창하고 나머지는 따라하는 놀이였다.

김천은 백수 정완영 선생과 현재 한국시조문단의 선두에서 활동하는 노중석 선생을 비롯한 여러분이 있다. 청도가 이호우, 이영도 오누이를 기리는 시조문학상이 있다면 김천에도 백수문학상이 있다. 시절이 하 수상 한데 한가하게 시조타령이나 하고 있느냐고 나무라며 눈을 홀기고 계시는 분도 있으라고 생각된다. 문학이 밥 먹여 주냐고? 예술이 돈 벌어 주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예술이 돈이 되는 수도 있고 문학을 하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수도 있다.

유도선수 최민호가 하루아침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김천 유도인의 면면을 한번 살펴보라. 접골원 하시던 어른(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과 작고한 유도 사범들, 박팔용 전 김천시장을 위시한 또래의 유도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김천유도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김천에 국제규격의 수영장이 생겨 꿈나무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다. 언젠가 수영에서도 올림픽 금메달 선수가 태어날 날을 기대해 본다.

김천하면 뭐가 생각나는가? 직지사? 추풍령? 이제 이런 거 말고 김천에도 다른 색깔을 입혀보자. 김천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메카라고 한다. 도로공사 배구단과 상무축구단, 두 개의 프로 스포츠구단이 있고 최대의 스포츠 단지가 있으니 명실상부 자타가 인정하는 스포츠의 도시다.

보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활동을 하면서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청도가 시조라는 장르를 가지고 시조공원도 만들고, 국제회의도 하고, 시조의 국제화 활동을 하고 있다. 김천도 시조로 등단한 시인들이 많다. 시민들을 시조와 가까이 하는 계기를 만들어 시조의 대중화를 꾀하여 보자. 칠곡 가시나들 영화에 나오는 할머니들처럼 김천시민들 너도나도 생활 속에 시조를 가져와 보자. 김천교육지원청에서도 초등학교부터 시조 백일장을 개최하고, 문화원에서도 시민을 상대로 시조백일장을 개최하면 어떨까? 문화를 꽃 피우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시청과 예총 등 관계기관 등이 머리를 맞대어 재원을 마련하면 가능하리라고 본다. 해피 투게더 운동과 연계하여 질서와 친절 같은 덕목을 시조로 표현하면 자연스럽게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시민들이 지은 시는 여러 매체를 통하여 널리 알리고 가칭 김천시민시조집 같은 것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전라도에 가면 평범한 사람들도 창을 한 가락 뽑을 줄 안다. 세월이 흐른 후에 김천에 가면 개도 시조를 읊더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큰일도 이루어 낼 수 있다. 올해가 김천에 시조의 뿌리를 내리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1.01.23.

홍진영 nagne109@hanmail.net

김천방송 기자 nagne109@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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